2022/11월 중순의 회고록
사실 회고라는 것에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나 자신의 성장을 기록하기 위해 이제부터 가끔씩이라도 회고록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졸업 후...
9월 말에 대학원 졸업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졸업 전에 일주일 정도 짧게 여행을 다니며 취업 방향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아무래도 현지에서 취직을 하는 게 유리한 것은 맞았다. 세계 랭킹이 높다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는 대학이니까.. ㅠ.ㅜ)
그런데 내가 벨기에에 가있는 동안 반려견 기영이의 상태가 안좋아지게 되었고, 한국에서 취직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한국에 돌아오게 된 것이 기영이가 주된 결정 요인은 아니고, 아무래도 한국은 IT 강국이고, 유럽쪽은 그 분야에서 발전이 좀 느리다보니 한국에서 취직을 하고 경력을 쌓는 게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자마자 기영이가 수술을 하게 되는 바람에 입국하고 첫 며칠은 거의 기영님 수발드는 데 다 보낸 것 같다.
가족 중에 유일하게 나만 가장 재활에 신경을 쓰기도 했고, 실제로 기영이가 다른 가족들을 물기도 한다... 엉엉...
취직 준비
본격적으로 취직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력서를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노션도 열심히 만들어봤다.
그런데 이력서 공고를 보면서 느낀 것이, 아직은 내가 공부한 것이나 학교 또는 인턴에서 배웠던 것들을 어떻게 융합시킬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학사때는 C 언어 기반의 SW개발, 인턴때는 데이터 아날리스트, 국비 교육때는 Java 기반의 웹개발, 석사때는 Python 기반의 머신러닝/딥러닝... 환경도 공부한 분야도 다 제각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마다 관심이 생기던 분야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공부한 분야가 좀 다양해진 것 같다.
사실 나는 처음 개발을 접하고 너무 재미있어서 '아, 나는 무조건 개발자를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 당시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에는 주저없이 도전했던 것 같고, 그래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물론 한 분야에 계속 집중했다면 지금 취직이 조금 더 수월했을 수도 있지만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나는 몇년 전 부터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싶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도 머신러닝에 대해 공부해봤을 거니까.
그리고 현재 총 6명의 실무자/취준생이 모여 웍플(WorkPle) 이라는 스터디를 만들어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가 배운 것을 문서화 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공부한 내용 등을 페이지로 만들고 있다. 솔직히 혼자하는 것 보다 좀 즐겁다 ㅎㅎ. 대학생 때 까지만 해도 내가 팀플을 좋아하는지 몰랐었는데, 개발 팀플은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팀원이 있고, 결과물이 만들어질 때 느끼는 희열은 그동안 해왔던 수많은 팀프로젝트와는 다른 것 같다. 1년동안 준비했던 학사 논문보다 국비때 한 달 정도 했던 프로젝트가 훨씬 더 재미있었으니 할 말 다 했다.
자아 성찰...
사실 스터디를 하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발자란 끊임없이 공부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으로 깨닳은 순간이기도 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퇴근 후 늦은시간까지 자기 발전 또는 이직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안일하게 있던 것인가 반성을 하기도 했고, 이는 나에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또!!! 공부를 하면서 가장 많이 후회가 되었던 것중에 하나가 클린코드 이다. 사실 그동안 나는 코드를 작성하면서 '남들이 봤을 때 이해하기 쉬운 코드' 에 신경쓰기 보다 '내가 봤을 때 이해하기 쉬운 코드'에 더 신경을 썼었다... 사실 정해진 시간 안에 프로젝트 완성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내 코드가 어떻게 보일 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도 했었다. 그동안 코드는 마치 일회용품처럼 한 번 완성했다고 생각하면 수정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다시 쳐다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게 그렇게 후회가 된다. 그때 나는 완성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게 정말 완성했다고 할 수 있던 것일까?
사실 19 코딩스쿨을 다니면서, 코드를 짤 때 norminette 이라는 항상 지켜야하던 규칙이 있었다. 코딩 포멧을 맞추고 for 문, 중첩된 삼항연산자 등을 사용하면 안되고, 메소드는 15줄을 넘으면 안되는 등... 의 조건들이었다. 그때는 뭔 이런 룰이 다 있나 싶었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클린코드를 위해 있었던 것이고, 최근 이에대해 다시 생각하며 내가 처음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울 시절인 그때의 코드를 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따지고보면 공부한 기간이 더 긴 지금보다, 처음 막 코딩을 시작했던 그때의 코드들이 지금보다 더 보기 편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되돌아보면 지금 생각한 바를 바로 적어나가는 지금과 달리, 그때는 어떻게 하면 코드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매번 고민했었다.
즉, 과거의 나는 클린코드를 실천하고 있었었다... 마찬가지로 그때의 나는 항상 코드리뷰도 하고, 또 해줬었고, 그러면서 코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려고 했었다. 나는 내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해왔는데, 클린코드에 대한 관점에서 보면 난 퇴화한 것이다...!.... 이 점을 깨닫고 정말 큰 후회를 했고, 반성을 했다. 왜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클린코드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었을까?
이전에 참석했던 세미나에서 현업 개발자 분이 '코드 한 줄을 고민하는데 4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라고 했었던 말을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고 쓸데없는 고민이 아닌가? 했던 과거와 달리 그 말의 뜻을 이해한 순간이었고, 동시에 클린코드에 대해서 신경써야겠다고 다짐을 한 순간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
먼저 지금은 취직을 떠나 나를 좀 더 나은 개발자로 만드는 데 집중을 하고 있다. 또한 내가 왜 개발자가 되려하는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도 끊임없이 생각해보고 있다. 이론보다 실전에 촛점을 맞췄던 과거에 반해 이제는 이론을 다시 되짚어보며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방향이 효율적인 코드를 짜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스터디에서는 작게 그룹, 개인 미션들을 만들어 해결해가며 공부하고 있는데, 추후에는 작은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해보기로 계획을 했다. 너무 기대된다! 이 때는 꼭 코드를 남들이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고, 서로의 코드를 리뷰해주며 개선하는 시간을 꼭 가지고 싶다.
졸업 후 정말로 '백수' 가 되고 나서는 아무도 나를 이끌어 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 앞을 개척해야하고 자기 발전도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고, 흘러간 시간들의 책임도 오롯이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 시간을 절대 허투루 쓰지 않고 지금 이 순간들이 나에게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다 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화이팅! 💪💪💪